뭘 하면서 놀아야 라스베가스에서 잘 놀았다고 소문이 날까?


라스베가스 왔다. 말 그대로 놀러 왔다. 그렇다면 난 뭐하고 놀까? 뭘 하면서 놀아야 라스베가스에서 잘 놀았다고 소문이 날까? 으리으리한 라스베가스 호텔숲들 사이에 홀로 덩그러니 서서 이런저런 생각에 빠진다. 카지노 싫어. 담배 냄새 짜증나. 도박은 더 흥미없음. 그렇다고 라스베가스까지 오셨는데 너무 건전하게 놀 수 만은 없는 거 아닌가? 아이 머리 아퍼, 일단 한 숨 자자. 아니지, 밥부터 먹고 자야지. 그래, 먹자, 먹는 게 남는 거니까.

먹다 죽자, 라스베가스 먹방투어!

제 아무리 국 없이 밥 못 먹는 사람이라 한들, 식탁에 김치 빠지면 밥 먹은 거 같지 않은 토종 촌놈이라고 한들, 라스베가스 정도 와 줬으니 그래도 좀 유명하다는 맛집 정도는 가줘야 예의아닐까? 소문으로만 군침 삼키던 고든 램지 레스토랑도 좋고 호텔만큼 화려한 스트립 내의 각양각색 식당들을 둘러 보는 것도 흥분되는 일 중 하나이다. 뿐만인가, 일명 로컬 푸드! 관광객 상대로 비싸게 받아 쳐먹는 유명 식당이 아닌 이 동네 사람들 사이에서 더 유명하다는 로컬 맛집을 가 보는 것도 이 얼마나 똑똑한 선택인가.  

소문대로 휘황찬란한 고든램지 헬스 키친에서 똥 폼 한번 잡았다. 입구에 세워진 트레이드 마크인 지옥의 악마가 들고 다니는 불타는 삼지창에 기죽지 않으려 두번 다시 안 올 수도 있는 집인데도 불구하고 재벌 2세 코스프레에 음식도 오버해서 시키고 와인에 팁도 너무 많이 줘버렸다. 콧대 잔뜩 세우고 나와 계산서 보고 잠깐 후회는 했지만 여기가 어딘가? 라스베가스 아닌가? 나는 도박을 안하니까! 쓸데 없는데 돈 쓰지 않으니까!! 한국에는 없는 팁 빨이나 잔뜩 세워야지 뭐!!! 

라스베가스 뷔페의 대명사 시저스 호텔 바카날 뷔페에서 원없이 한없이 게다리도 뜯어보고, 코스모폴리탄 호텔의 위키드 스푼 뷔페에서 정장입고 브런치도 처음 먹었다. 윈 호텔 뷔페에서 우아하게 스테이그도 썰었다. 이런 젠장, 주위를 둘러보니 추리닝에 슬리퍼 차림의 편한 복장을 한 미국인들이 넘쳐나더라. 거지같이 입은 건 아니지만 너무도 편한 복장에 쬐끔 찔렸다. 나 혼자 풀메이크업에 정장입고 출동한 것 같아 조금 쪽팔렸지만 뭐 어때? 아무도 신경 안쓰더라. 레깅스를 입던, 한 겨울에 반팔을 입던, 한 여름에 파카를 입던 말이다. 나는 그래서 미국이 좋아!!!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나는 고기보다 해산물을 더 좋아한다. 우리 모두에게는 미국 FBI의 정보수집 능력만큼의 기능이 있는 핸드폰이 있지 않은가? 유명 맛집도 좋지만 이 동네 애들한테 인기있는 해산물집을 검색하다 보일링 크랩이라는 곳을 발견했다. 식탁에 비닐을 깔고 게, 랍스터, 조개, 굴, 오징어 등 각종 해산물을 매운 소스에 버무려 촤르르 식탁 위로 펼쳐 놓는다. 비닐 장갑을 끼고 두 손으로 전투적으로 먹어 치우는 내 최애 맛집인 일명 루지아나 스타일의 미국 해산물 식당. 한가지 짜증나는 일은 동네 로컬 식당인지 알고 왔는데 웬만한 유명 식당보다 웨이팅이 길다. 성질 더러운 사람은 참고하시길!!!

제 아무리 미국까지 와서 김치 싫어, 국물 싫어 발악을 해도 나는 어쩔 수 없는 한국 촌놈인가봐. 어찌 한식을 지나칠 수 있겠는가. 리오 호텔 안에 위치해 가기도 편하고 라스베가스 로컬 한인들 사이에서 더 유명한 라스베가스 한식맛집, 강식당 에 쳐들어 갔다. 흠.. 여기 진짜 강호동씨가 운영하는 곳인가? 매니저에게 물어본다는 것을 감빡했다. 누가 운영하던 나랑 뭔 상관인가? 이렇게 존맛인데 말이다. 재미있는 돼지 캐릭터가 그려진 벽과 우드, 블랙으로 깔끔하게 인테리어 된 실내가 마치 고향에 온 것처럼 반갑다. 라스베가스에 수두룩한 무제한 고기집과는 퀄리티 자체가 달랐다. 갈비에 삼겹살은 물론 프라임 립에 립아이까지 먹어치웠다. 냉면도 예술이었다. 미국 정통 음식은 쥐뿔? 나는 갈비에 냉면을 이 세상에서 제일 사랑한다!!!

보다 죽자, 라스베가스 볼거리

볼 거리 가득한 라스베가스에서 정해진 시간 안에 엑기스만 콕콕 짚어 볼 수 있는 구경거리가 뭐 있을까? 나는 평생 대자연, 공원, 수목원, 식물 이따위 것에 큰 관심이 없었는데 하도 유명하다니까 그랜드 케년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었다. 강렬했던 후기는 다음 기회에 쓰기로 하자. 지금 여기서 그랜드 케년을 논하다간 시간도 지면도 모자라기 짝이 없으니 말이다. 

입장료가 없는 벨라지오 호텔의 수목원도 다녀왔고 만델라 베이 호텔의 아쿠아리움에 들러 상어하고 눈싸움도 했다. 다운타운 프리몬트 거리에서 한국의 자랑 LG가 설치했다는 천장의 형형색색 LED 전광판에 취해 잠시 애국심에 불타기도 했으며 시내 나간 김에 몹 뮤지엄에 들러 갱스터에 대한 역사도 알싸한 잭콕 한 잔과 함께 흥미롭게 들었다. 

라스베가스 여행 필수코스, 쇼보기!

촌스럽게 관광객 티를 내고 싶진 않았지만 라스베가스까지 와서 화려한 쇼 하나쯤은 봐줘야 한국 돌아가서 폼 좀 잡을 수 있지 않을까? 눈으로 직접 보지 않으면 유투브나 TV화면 따위로는 절대 거대한 감동을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웅장한 스케일의 다양한 쇼가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다. 일명 라스베가스 3대쇼 오쇼, 카쇼, 르레브쇼가 있는데 르레브쇼는 안타깝게도 코로나 시기를 버티지 못하고, 공연이 중단되어 이제는 영원히 볼 수 없는 쇼가되었다. 개인적으로는 150만 갤론의 수중 위에서 펼쳐지는 오쇼가 좋았다. 최근 “유퀴즈”에 태양의 서커스단 소속 최초의 한국인 아티스트인 홍연진님이 바로 이 라스베가스 오쇼에 메인 수중연기자로 나온다는데 괜시리 더 반가운 느낌이 들었다. 트레져 아일랜드 호텔에서 공연하는 서커스 미스테어 쇼도 재밌었다. 이 외에도 데이비드 카퍼필드의 그 유명한 매직쇼라든지 파란색 남자들이 나와서 북치고 장구치는 블루맨쇼, 나이가 들었다는 증거인 비틀즈, 마이클 잭슨을 모티브로 하는 음악쇼도 분명 우리가 접하지 못했던 신세계임이 분명하니 꼭 한번 구경가시길 추천한다.

아래 버튼을 누르면 라스베가스의 다양한 인기쇼에 대한 내용을 보고, 쇼 할인티켓도 살 수 있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하다 죽자, 라스베가스 액티비티

라스베가스를 방문할 목적이 있는 대다수의 여행객들이 묻는다. 라스베가스는 카지노 게임 말고 할 일이 있을까? 아이고 왜 없겠어요? 명색이 라스베가스인데요! 라스베가스는 세계적인 관광도시답게 카지노외에도 놀거리 차고 넘치니까 말이에요. 

평생의 버킷 리스트였던 스카이 다이빙을 할 수도 있고 그게 쬐끔 쫄린다면 실내에서 스카이 다이빙을 하는 방법도 있다. 최고급 스포츠카인 람보르기니를 대여해서 시동조차 어떻게 켜는지 몰라 쩔쩔매던 기억도 즐겁고 시내를 운전하며 비록 내 차는 아니지만 모든 이들의 부러운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가오 잡던 순간도 잊지 못할 추억이다. 거대한 콘크리트 호텔들 사이를 가로지르는 롤러코스터, 짚라인, 높이 올라갔다 아래로 뚝 심장과 함께 추락하는 빅샷 같은 다양한 놀이기구도 신기할 따름이다.

그 옛날, 한국의 놀이공원에 가면 사격이나 풍선 맞추기같은 소소한 즐길거리가 가득했는데 그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 할 수 있는 오만가지 액티비티들도 풍부하다. 슈퍼카 스피드 레이싱이 그렇고 AV를 타고 사막을 누빌 수도 있으며 베가스 야경을 발 아래 두고 프로포즈하기 딱 좋은 헬리콥터 투어라든지 적게는 레이저 태그, 트램펄린, 양궁, 말타기 등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레저시설도 차고 넘친다. 꼭 한가지 추천하고 싶은 곳은 바로 AREA 15라는 곳인데 각종 공연이나 게임, 최신 설치미술 등 어른도 아이도 입 떡 벌어지게 감탄하며 즐길 수 있으니 참고하시길!!

사다 죽자, 라스베가스 명품 쇼핑!

라스베가스는 명품쇼핑의 천국이다. 많이 이들이 궁금해 한다. 샤넬 클래식 백 하나 큰 맘먹고 지르려면 한국이 쌀까, 미국이 쌀까, 면세점이 쌀까 궁금하다고 말이다. 결론은 환율에 따라 그때그때 다르다가 정답이다. 대신 한국에서 구하기 어려운 아이템들이 훨씬 많고, 신상들이 많다는게 장점이다. 크리스탈몰, 포럼샵, 윈호텔 명품샵 등 명품관들이 라스베가스 스트립내에 몰려있기때문에 명품쇼핑만 다녀도 시간가는줄 모른다.

한국인 오너로 유명세를 떨쳤다가 파산 후에도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Forever 21이나 자라같은 중저가 의류도 라스베가스 지점은 규모부터 다르다. 솔직히 맘먹고 싼 맛에 구석구석 쇼핑 한다면 3시간 아니 5시간도 가능하다. 여자들은 무슨 말인지 알지?? 미국 아줌마들의 방앗간인 Marshalls, TJ Maxx나 Ross 같은 할인 쇼핑몰도 놓칠 수 없다. 캘빈클라인 속옷이나 폴로 티셔츠, 나이키 운동화 등 한국에서는 비싸게 구매하는 미국 브랜드들을 말도 안되는 할인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으니 가성비 쇼핑의 천국이라 할 수 있다. 이미 라스베가스 여행객들에게 유명한 노스프리미엄 아울렛보다 훨씬 더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브랜드 제품들을 득템할 수 있으니 시간이 된다면 꼭 들려서 가성비 쇼핑을 즐겨보길 바란다!

밤에 놀다 죽자, 라스베가스 나이트 라이프

90년 대 중반, 해외 여행 다니기도 쉽지 않던 시절, 라스베가스를 최소 1년에 한 번씩 뻔질나게 들락거렸다. 겜블하려고? 아니다. 나는 그때 블랙잭의 ㅂ자도 몰랐다, 아니 관심이 없었다. 당시 성 칼럼니스트이자 광고쟁이였던 나에게 새로운 세상의 라스베가스는 그저 미지의 세계였다. 특히나 한국에선 상상조차 할 수 없던 스트립 클럽, 세상에 무슨 헐리우드 배우들보다 천만 배는 더 예쁜 여자들이 홀딱 벗고 심지어 당시 10불만 쥐어주면 내 앞에서 요란한 궁뎅이를 흔들어 대는 것이 아닌가. 그 시절 보통의 여자라면 왜 그런 것에 관심이 있어? 하겠지만 아무튼 나는 좋았다. 게이는 절대 아님! 아무튼 아님!! 거기에 더해 남자 스트립 댄서라고??? 90년대 중반에??? 꺅꺅꺅 오마이갓 → 이 부분에 대해선 따로 장황하게 글로 쓸테니 기대하시라.

또한 최근에는 호텔들이 앞다투어 세계적인 유명 DJ들을 섭외해 EDM 파티로 젊은이들을 유혹하는 클럽들이 즐비하니 드레스 코드를 꼭 맞춰서 신명나게 흔들어 제끼길 바란다. 

뿐만인가? 거짓말 조금 보태 장충 체육관 크기만한 곳에 가득 찬 성인용품점!! 지금에야 유튜브, 아마존 등 각종 매체로 다양하게 성인용품을 접하거나 구매할 수 있지만 그 옛날엔 어땠었나? 남자 성기 모형이라도 하나 갖고 있다치면 세상에 둘도 없는 더러운 x 취급 받기 일쑤였다. 그 험한 세상을 뚫고 살아남은 내 자신이 얼마나 대견한지 호호호. 아무튼 향락의 끝판왕이라는 라스베가스 밤문화에 대해선 따로 지면을 빌리기로 다시 한 번 약속한다.

결론

세상살이 팍팍하다. 따로 시간내서 라스베가스 여행 갈 형편이라도 되는 걸 부러워 하는 사람 분명히 있다. 하지만 너무 기죽지 마라. 유럽여행 몇 달씩 다니는 사람도, 한국 가서 속편하게 몇 년씩 지내다 오는 사람도, 라스베가스에 오면 다 똑같다. 모든 게 신기한 한낮 대한민국 촌놈일 뿐이다. 돈이 남아 돌아서 왔던, 몇 년을 적금부어 겨우겨우 놀러 왔던 나는 지금 라스베가스에 있다. 프랑스 분위기 물씬 풍기는 패리스 호텔 에펠타워 전망대에서 넘실대는 라스베가스 야경을 즐기며 와인 한잔 하던, 동네 로컬 술집인 PT’s Pub에서 비디오 포커게임을 하며 위스키 샷을 때리던 니 맘이다. 그냥 즐겨라. 내 인생 그 누구도 책임져 줄 수 없으니 당연히 그 누구도 잔소리 할 자격 없다. 행여라도 궁시렁다면 입을 쫑쫑 꼬매버려라!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자유, 아무 것도 안 할 수 있는 자유! 선택은 오롯이 내 몫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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