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가스 카지노 딜러인 나도, 사람이다. 

매일 같이 라스베가스 카지노에서 일 하면서 수 없이 많은 잭팟이 터지는 걸 내 두 눈으로 직접 본다면 당연히 이런 생각이 든다. 혹시 나도? 나라고 저런 행운이 오지 말란 법은 없잖아? 잭팟이 터지면 뭘 제일 먼저 할까? 어디에 돈을 쓰지? 집을 살까? 아니야, 차라리 건물을 하나 사서 세를 주고 평생 띵가띵가 편하게 살까? 가족들도 좀 챙겨줘야지. 언니는 원래 돈이 많고 이기적인 기집애니까 걔는 빼자. 그래도 남동생은 엄마한테 잘했으니 좀 챙겨줘야지. 딸내미는 평소 갖고 싶어하던 벤츠 G500 하나 뽑아주고, 나한테는 뭘 사줄까? 에르메스 버킨백 하나는 질러야 폼 좀 나지 않을까?? 앗!! 그전에 먼저 해야 할 게 있네, 카지노에서 돈을 좀 따야겠다.

라스베가스 카지노, 누구나 일확천금을 꿈꾼다!

라스베가스 카지노에 들어서면 펼쳐지는 화려한 불빛과 요란한 슬롯머신의 시끄러운 음향효과, 사람들의 환호성이 한데 섞여 그냥 걸어 지나가고 있을 뿐인데 혹시 나도???? 하는 쓸데없는 기대감에 가슴이  뛰는 것도 사실이다. 누군가 블랙잭 테이블에서 25불을 따거나 50불 짜리 슬롯머신이 터졌을 뿐인데도 괜히 기웃기웃하게 된다. 젊은 애들의 꺅꺅대는 비명에 가까운 절규 역시 겨우 몇 십불 따고 저리 좋아하는 짓임을 뻔히 알면서도 얼마나 터졌을까 궁금하기도 하다. 군중심리일까? 미친듯 집중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지 않을까? 카지노에서 돈 따는 놈 없다지만 정말 없을까? 아무도 돈을 따지 못한다면 이리도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일확천금의 꿈을 꿀 이유조차 없지 않을까? 분명 딴다. 누군가는 카지노에서 돈을 딴다는 말이다. 

도박은 기술보다 우선은 운이 따라야 한다.

복권이나 로또에 당첨된 사람들의 인터뷰를 보면 돌아가신 조상님들이나 영험한 기운의 꿈을 꾸고 수십 억, 수백 억의 복권에 당첨됐다는 소리를 종종 듣는다. 카지노든 도박이든 아무튼 지 팔자이고 지 운이다. 특히 로또에 맞을 확률은 하늘이 점지해 준다고들 하지만 나는 왜? 나는 왜 자격이 안되는지 하늘에 물어보고 싶은 심정이다. 아무튼 로또보다는 분명 이길 확률이 높은 카지노에 사람들이 몰리는 이유도 다 같은 이유라 생각된다. 가장 많은 돈이 움직이는 게임은 바로 포커와 바카라 게임이지만 좀 더 대중적이고 일반화 된 게임인 블랙잭을 기준으로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해 보자. 운칠기삼이라, 운이 좋아서 지켜야 할 룰 따위는 옆집 개나 줘버린 경우는 제외하고, 분명 전략이 있고 법칙이 있는데 하나도 안 지키고 무시한 채 막 말도 안되게 돈 따버리는 황당한 경우는 제외하자는 말이다.

카지노 게임원칙을 지키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Blackjack Strategy, 일명 게임을 위한 기본 전략을 지키는 건 당연하다. 숫자 21에 가까운 높은 카드를 가진 사람이 이기는 게임으로 플레이어든 딜러든 두 장의 합이 총 17이 되면 스톱을 하는게 기본 중의 기본이다. 그런데 본인 카드가 17임에도 불구하고 카드를 또 받는 멍청한 플레이어도 많다. 본인의 처음 2장 카드가 블랙잭인데도 더블다운 하는 인간도 꽤 있다. 게임의 룰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거나 아니면 이번에는 Feel이 온단다. 2장의 10을 가지고 스플릿하는 멍청이도 다 이에 속한다. 결코 이길 수 없다. 기본 원칙을 지키지 않으면 이기기 힘든 것이 블랙잭이다. 단순히 감이나 그날의 Feel로만 게임을 하고 싶다면 차라리 룰렛에서 빨간색 혹은 검은색 칼라에 베팅을 하거나 바카라에서 플레이어 혹은 뱅커 둘 중 하나에 베팅하는 것이 쉽고 빠르다. 물론 결과는 뻔하겠지만 말이다.

카지노 딜러는 적군이 아니라 내 편이다.

딜러가 제일 싫어하는 말이 바로 테이블 윈이다. 딜러를 쳐부수고(?) 모든 플레이어가 이긴 경우를 말하는 건데, 여기서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바로 딜러는 하우스 즉 카지노 편이 아니라 플레이어의 편이라는 걸 명심하라. 딜러 앞에 수북히 쌓인 네모 박스 안의 칩은 딜러 것이 아니라 카지노 것이다. 다만 딜러는 플레이어에게서 팁을 받고 일하는 노동자일 뿐이다. 따라서 누군가 딜러에게 팁을 베팅하고 모두가 이겼을 경우가 테이블 윈이지, 플레이어들만 이겼다고 진정한 테이블 윈은 아니다. 딜러에게 돌아오는 게 1불도 없다면 모든 딜러는 속으로 외친다. 조금만 기다려라, 너네들 모두 다 곧 잃는다! 전부 잃게 만들어 줄테다!! 라고 말이다.

또 한가지 명심할 부분은 게임할 때마다 욕을 하는 플레이어들은 절대 이길 수 없다. 보통 젊은 미국 애들이 많이 그러는데, 한번 이기고 질 때마다 Fuxx Fuxx을 입에 달고 게임을 한다. 물론 딜러에게 직접 하는 게 아니라 지 분에 못이겨 혹은 친구들끼리 욕 하는게 대부분이지만 이것도 원래는 못하게 되어 있다. 몇번의 주의를 주고 그래도 계속 욕을 하는 경우에는 매니저에게 보고하고 시큐리티를 불러 쫓아내는 게 보통의 순서다. 기본적인 매너도 갖추지 못하고 돈을 따고 싶다면 그건 모순이지. 욕하는 놈치고 돈 따는 거 못 봤다. 딜러 맘대로 게임을 조정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딜러를 절대 이길 수 없다는 사실도 잊지 말자. 

블랙잭은 특히 팀 플레이다.

보통의 게임 초보자들이 많이 하는 행동 중 하나가 바로 게임에 질 때마다 아주 탄식에 절규에 세상 다 잃은 리액션을 하는 것이다. 어떠한 게임도 이길 확률보다 질 확률이 더 많다. 그 때마다 울며불며 10불, 15불 잃고 쌩 난리를 치면 딜러도 힘들고 옆에서 같이 게임하는 팀원들도 지쳐 그 테이블을 떠나기 십상이다. 그냥 이 순간을 즐겨라. 얼마나 행복한가? 여기는 라스베가스가 아닌가? 여행와서 즐기러 와서 돈 잃는 순간순간마다 짜증내고 발광할 정도면 그냥 집에 가라. 여러 사람 피곤하게 하지 말고 말이다. 특히 블랙잭은 내가 어떻게 플레이 하느냐에 따라 다음 순서의 사람이 딸 수도 잃을 수도 있다. 그래서 모든 플레이어들이 서로를 원망하지 않도록 규칙과 룰을 따르는 것이다. 그게 암묵적 원칙이다. 그렇다고 모든 플레이어들이 전부 다 블랙잭 기본 전략을 똑똑하게 외우고 있을 수는 없는 일, 모르면 딜러에게 물어보면 된다. 헷갈릴 경우, 딜러에게 ‘What’s the Book say?’ 아니면 ‘What should I do?’ 하고 물으면 딜러는 hit하거나 stay하라고 알려줘야 한다. 단 딜러에게 물어보지 않고 말도 안되게 잘못 플레이를 할 경우에는 가차없이 입을 다물고 달라는 대로 잘못된 카드를 전해주며 게임을 계속 진행해야 한다. 그게 딜러들의 원칙이다. 호텔 즉 카지노 측은 플레이어가 잘 모르고 게임을 계속 해 돈을 잃기를 바랄 뿐이기 떄문이다. 딜러를 적극 활용하라. 딜러 덕에 돈을 땄다면 팁도 잊지 말고 말이다!!!

따블 따따블의 원칙을 잊지 말라!

원래의 발음이나 철자법은 당연히 ‘더블’이다. 하지만 나는 아직도 따블, 따따블이란 단어가 편하고 정감이 간다. 고스톱 세대라서 그러니 이해해 주시길. 아무튼 여기서 말하는 따블의 법칙은 바로 100불 혹은 1000불을 투자해 딱 두 배가 되면 그 자리를 떠나라는 것이다. 아니 한참 게임 잘 되는데 왜 그만 해? 막 이기고 있는데 재수 없게 그만하라고??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 하겠지만 원래 시작한 돈의 딱  두 배를 딴다면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게 카지노에서 돈을 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걸 아는 사람은 다 안다. 아니 지금 제정신이세요? 100불로 시작해 지금 막 200불이 됐는데, 오늘 운이 좋아 곧 500불, 1000불도 딸 수 있을 거 같은데 겨우 두 배 땄다고 그만하고 집에 가라구요? 네! 그렇습니다. 앉아 있으면 앉아 있을 수록, 게임하는 시간이 길면 길어질 수록 당신은 못 이긴다. 딱 두 배 따고 그만 둔다면 아마도 모든 카지노는 망할 수도 있다는게 지론이다. 하지만 날로날로 번창하고 있다. 아무도 두 배 땄다고 게임을 그만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따따블은 뭘까요? 

바로 100불 하러 왔다 따따블인 400불을 잃는다면 다시는 도박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신호이다. 오랫만에 베가스 놀러 왔으니 화려한 네온 사인에 전기세 좀 보태주는 셈 치고 나는 몇 천불을 잃고 가도 괜찮아. 어떻게 돈을 따겠냐, 잃는 게 당연한 거야. 혹시라도 운 좋아 본전 치기라도 하면 감사하고 말이야 하하하, 카지노 호텔에서 공짜 술 마시면서 신나게 스트레스 풀려고 돈 쓰러 오는 거야!! 하는 마인드면 차라리 괜찮다. 그런데 그런 사람은 드물다. 모두가 심각하고 예민해지며 얼굴엔 웃음기가 사라진다. 처음에는 몇 백불씩 베팅하다 나중에는 1불짜리 컴퓨터 블랙잭 앞에 앉아 잃은 돈 다시 찾겠다며 눈이 벌겋게 충혈될 때까지 모니터를 쳐다보는 사람이 허다하니까 말이다. 슬프지만 현실이다.

도박이나 중독의 폐해에 대해선 지금 언급하지 않겠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상상도 할 수 없는 금액을 잃는 것을 딜러가 되기 한참 전 부터 보아 온 나로서는 이해하고 싶지도, 공감하고 싶지도 않은 부분이다. 다만 또 다른 이면을 살펴보면 정말 건전하게 즐거운 시간의 휴가를 즐기는 선에서 게임을 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는 점이다. 카지노에 베가스에 돈을 따러 오는 것이 아니라 즐기러 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위에서 잠깐 언급한 말도 안되게 돈 딴 경우, 원칙과 룰을 전혀 지키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그날 운이 좋아 많은 돈을 딴 경우, 그 때도 10의 9는 다시 온다. 그래서 다 잃고 간다. 100%라는 장담은 할 수 없어 10의 9라는 표현을 쓰긴 했지만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10의 10은 다 다시 온다. 그래서 다 모두 다 잃고 간다. 다다 싹 다 전부 다 잃고 간다는 말이다. 그래서 카지노는 계속 돈을 벌고 돈 딴 놈은 있어도 돈 들고 집에 가는 놈은 없다는 말이 생긴 것이다. 아무리 돈 따면 뭐하나? 다시 와서 다 잃어주시니 카지노 입장에선 감사하고 또 감사할 따름이지 뭐. 

즐기러 오든 돈을 따러 오든 아무튼 그건 오롯이 개인의 몫이다. 내가 책임지고 결정할 부분이 아닌가 말이다. 아직도 도박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해 타주로 일자리를 전전하는 젊은 동생들도 있고 수십 억 잭팟을 맞아 이 바닥을 뜬 사람도 있다. 사람 사는 세상, 거기에 라스베가스, 세상 무슨 일인들 안 일어나겠는가 말이다.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살자. 눈 뜨고 코 베이는 세상 플러스 내 돈 내고 거지꼴 되기 십상인 곳이 바로 라스베가스이다.

하늘이 점지해 준다는 잭팟의 행운, 오늘 솔직히 말하는데 너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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