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혹은 타주에서 이사 오고 싶어하는 많은 수의 한인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라스베가스 생활 물가에 관한 것이다. 주마다, 사람마다, 가족마다, 상황마다 천차만별임이 분명하지만 평균적으로 대체적으로, 아주 럭셔리하거나 너무 궁핍한 경우를 제외하고 보통의 상황에서는 한달 생활비가 얼마정도 들까? 크게 구분을 하자면 유학생이나 학생의 상황이 다를 것이고 싱글과 커플의 버짓 역시 차이가 있을 뿐 아니라 아이가 있는 가족이라면 또 달라질 것이다. 특히 은퇴 후 삶을 고민하는 한인들 역시 라스베가스와 애리조나, 애틀랜타.버지니아 등 한인 제반 시설이 잘 되어 있는 몇 군데의 도시를 두고 고민하는 경우가 많은데 오늘은 라스베가스 한달 생활비에 대해 속시원히 한번 파헤쳐 보자.

나 혼자 산다=======

유학생 – 최근 달러 폭등으로 한국에서 온 유학생들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한국에서 부터 돈을 보내주는 부모님의 경우에는 허리가 휘다 못해 등골이 다 빠질 정도이니 속상할 뿐이다. 그래도 이 시국에 유학 보낼 정도의 수준이면 먹고 살만한 거 아니야? 뭘 걱정해? 라고 일침을 가하고 싶은 분이 있다면 패스해 주시길. 필자는 어떠한 상황이든 함께 고민을 나누고 격려해 주고 싶을 뿐이니까 말이다.

각설하고, 유학생이나 타주에서 공부하러 온 학생의 경우에 가장 많이 선호하는 주거형태가 바로 룸메이트이다. 아파트 하나 통째로 빌려 혼자 살면 물론 돈은 비싸도 편하긴 하겠지만 그 나이에 좀 심심할걸? 또래들끼리 어울려 지지고 볶는 재미 또한 20대의 특권 아니던가?

한인타운이나 섬머린, 핸더슨을 기준으로 2베드 아파트의 시세는 2022년 10월 말 기준 1,200불-2,000불 정도이다. 간단하게 계산하기 위해서 1,500불 이라고 치자. 여기에 아파트 관리비와 유틸리티를 합하면 얼추 2,000불 이 나온다. 두 명이 쉐어하면 천불씩이고 세 명이 쉐어하면 주거비만 최소한으로 잡아 700불 전후가 될 것이다. 이는 하우스 방 하나를 렌트할 때의 금액과 비슷하다. 

미국에서 교통비를 빼놓을 수 없다. 한국 같으면 대중교통이 잘 발달 되어 있어 크게 걱정할 일 없겠지만 미국은 다르다. 학생의 경우에는 크레딧이 높지 않아 차를 구입하기도 쉽지 않다. 다행히도 부모님 찬스로 자동차가 있다고 가정하면 기아 포르테 기준 월 페이먼트가 350불 정도에 엄청 오른 기름값 한 달에 평균 150불(사실 학교랑 집만 왔다갔다 한다면 한 달에 기름값 60불이면 떡친다. 하지만 피 끓는 청춘이 과연 학교랑 집만 다닐까? 흠….), 거기에 어릴 수록 비싸다는 차 보험료 평균 200불이라고 치면 교통비로만 대략 700불 정도가 소요된다. 

애기들이여! 딱지 떼지 마라!! 한 순간 실수로 딱지 떼면 보통 4-500불 벌금 물어야 하니까. 요즘 같은 시기에 너무 부담스러운 금액이에요!! 음주운전은 말할 것도 없고. 음주운전하다 걸리면 감옥가고 인생 종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님!!   

시장비는 어떤가? 불과 얼마전 까지만 해도 18개 들어 있는 계란 한 판이 $4.99에 불과 했는데 오늘 스미스에 장보러 갔더니 가뿐하게 $6.99 더라. 5개 들어 있는 라면 한봉지도 $4.99에서 $7.99, $8.99 로 껑충 뛰었다. 4개 묶어 놓은 쪽파조차 1불 하던 게 지금은 3불임. 비싸서 파 안 먹은지 오래됐다, 쩝…. 아무튼 쌀값이며 김치, 삼겹살 값이며 모두 올랐다. 100불 정도 시장보면 보름은 거뜬없이 지내던 것 역시 옛날 얘기다. 집에서 밥을 잘 안 해 먹는 학생의 경우라도 한달 시장비 300불은 예상해야 할 것이다. 먹는 것 뿐인가? 휴지 사야지, 샴푸 사야지, 가끔 가다 과자도 사 먹어야지. 참 팍팍한 생활이 아닐 수 없다. 

가장 많이 절약할 수 있는 부분이 바로 쇼핑일 것이다. 옷 사는데 지출을 줄인다고 하더라도 볼링, 스포츠 관람, 콘서트, 골프 같은 취미 생활을 하는데 당연히 돈이 든다. 뿐만인가? 사람이 밥만 먹고 살 수는 없지 않은가? 데이트도 해야 하고, 가끔씩은 삼겹살에 소주도 마셔야 하며 노래방에 가서 미친듯이 노래 한 번 해줘야 하지 않겠는가. 학생임을 감안해 친구들과 N분의 1로 나눠 낸다고 치고, 카지노에 가서 도박 안 한다는 전제하에 기타 생활비와 유흥비로 못해도 한 달에 500불 정도는 있어야 할 것이다. 

결론은 학생의 경우, 대단한 사치 안 하고 아끼고 아끼며 산다고 가정하면 한달 생활비로 대략 2,200불에서 2,500불 정도 예상하면 무난할 것이다. 단 학비는 제외이다.

싱글 – 여기서 말하는 싱글의 생활비는 위에 언급한 학생의 경우와 크게 다르지 않겠지만, 학생과 싱글의 가장 현저한 차이점은 바로 싱글은 소득이 있다는 점이다. 학생의 경우 부모님께 의지하는 반면(물론 알바 열심히 해서 더 열심히 놀러 다니는 청춘들도 분명 있음), 싱글의 경우에는 본인이 일을 하고 월급을 받기 때문에 생활비가 분명 달라질 수 있다. 

아무래도 나이가 있고 경제적으로 독립했으며 개인의 편차가 크기 때문에 한 마디로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학생들의 생활비 보다는 조금 더 들 것이다. 

아파트도 왠만하면 원베드나 룸메이트가 있다 하더라도 너무 싼 곳은 선호하지 않을 것이며 여가 생활도 분명 더 즐길 것이 분명하다. 자기 투자를 한다든지 저금을 한다는지 하는 경제 활동도 병행될 것이다. 싱글의 경우에는 한 달 생활비가 약 3,000불 정도 든다고 보면 적당할 것이다. 물론 필자가 아는 친한 동생 중 하나는 얼마나 짠순이고 알뜰한지 카지노 딜러 잡을 2개, 3개 병행하며 아끼고 아껴 5년 만에 콘도(한국으로 치면 아파트, 물론 가격은 한국보다 엄청 싸지만) 3개를 현금 주고 사는 거 내 눈으로 봤다.

나 혼자 안 산다=======

커플 – 여기서 말하는 커플이란 애인과 함께 동거하는 경우 혹은 아이 없는 부부를 말한다. 앞서 몇 번 언급한 적 있지만 미국에서 애인끼리 한 집에 사는 것은 크게 흉이 되지 않는다. 단순한 진짜 룸메이트도 20대 남여가 한 집에 사는 것은 흔한 일이며(물론 미국 애들 경우이다. 한국 아줌마들 경우에는 자식이 그런다면 결사 반대할껄??) 미국의 생활 구조 자체가 월세 문화이기 때문에 “I’m a responsible bills payer” 즉 “내야 할 돈은 정확히 내고 산다”라는 말로 매달 내야 하는 각종 빌, 청구서들을 밀리지 않고 스스로 잘 내는 걸 너무도 당연하지만 동시에 큰 자부심을 갖기도 한다는 말이다. 미국 드라마를 보면 “I pay my own bills!!!” 하며 싸우는 장면을 종종 볼 수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커플의 주거 형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결혼 안한 동거 커플인 경우에는 아파트를 렌트해 사는 게 보통이고 부부의 경우에는 집을 사 모기지를 내는 경우가 많다. 커플의 경우 1베드 혹은 2베드를 렌트하기도 한다. 괜찮은 지역의 2베드 렌트비는 평균 2,000불 전후이다. 여기에 관리비와 유틸리티를 합치면 2,500불 내외가 될 것이다. 부부의 경우에 모기지 금액은 섬머린 지역을 기준으로 방 세 개 화장실 두 개의 집을 20% 다운페이 했다는 가정하에 한 달에 약    

2,000불 정도 낼 것이다. 물론 저렴한 집을 구입해 한 달에 1,000불 미만으로 모기지를 내는 경우도 수두룩 하지만 말이다. 여기에 각종 세금과 집 관리비를 합하면 평균 3,000불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커플이나 부부의 경우에는 시장비가 싱글이나 학생에 비해 월등히 많이 든다. 살림살이 자체 규모가 있을 뿐더러 집에서 음식을 해먹는 횟수 역시 많기 때문이다. 또한 두 사람이 함께 즐기는 시간이 많다보니 취미나 여행, 레저 활동, 외식비 역시 같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 보통은 자동차 역시 두 대일 것이고 그 말인 즉슨 보험을 포함해 모든 비용이 더블로 든다는 말이다. 주거비를 포함해 커플의 한달 생활비는 5,000-7,000불 정도로 계산하면 무난할 것이다. 그 중 한사람만 일하는 외벌이 일 수도 있고 각자 인컴이 있는 경우라면 그만큼 세이브 할 수 있는 여유 자금도 생길 것이다. 

세 명 이상의 가족 – 미국에서 생활하는 한인 가족의 경우에는 보통 집을 먼저 장만 하는 것이 특징이다. 물론 아직도 렌트를 산다고 해서 그 누구도 뭐라 할 사람은 없다. 하지만 집을 중요시 하는 한국인의 특성 상 보통의 경우에는 렌트비 대신 모기지를 내는 경우가 많다. 

아이들이 어린 경우라면 각종 병원비에 데이케어, 학원 등 부수적으로 지출할 상황이 많이 생길 것이고, 대학생 자녀를 두었다면 학교 학비부터 자식들 생활비까지 아직까지는 부모의 영향권에 있음이 분명하다. 제 아무리 많이 올랐다고는 하지만 다른 대도시에 비해 베가스 물가는 아직 악~~ 소리 날 정도는 아니기에 엉뚱한 짓 하면서 사고만 치고 다니지 않는다면 분명 매력있는 도시임에는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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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미주 최대 한인 여성 사이트인 미시 USA에 올라온 글을 봤다. 싱글 맘에 어린 아이가 둘인데 한 달에 2천 불로 생활할 수 있을까요 하는 질문이었다. 물론 물가가 비싸지 않은 지역이었고 싱글맘의 형편이 썩 좋은 상황은 아니었다. 많은 댓글들이 달렸다. 아이들이 어린데 혼자 일하면서 그 돈으로 가능하겠는가 부터 허리띠를 단단히 졸라매고 산다면 충분히 가능하다라는 격려의 댓글까지 다양했다. 그 글을 보며 생각했다. 세상에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더 용감하고 억척스러운 사람들이 많구나를 말이다. 더더군다나 엄마라면 말이다. 여자는 약해도 엄마는 강하다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생활비가 얼마인가는 단순한 숫자에 불과하다. 20살 유학생이 현금으로 산 벤츠 컨버터블, 뚜껑 열리는 부티 나는 고급차를 타고 다닌다고 욕할 필요는 없다. 부럽긴 해도 말이다. 젊은 놈이 카지노에서 하룻 밤에 몇 만불씩 쓰는 거 부지기수로 봤다. 그러거나 말거나 내가 간섭할 일 아니지 않는가. 한달 열심히 일해 차근차근 다운페이 모아 집사는 사람들이 더 많다. 시장비 싼 곳을 찾아 한인 마켓 대신 멕시칸 마켓을 애용하는 젊은이도 수두룩하다.(실제로 LA갈비는 멕시칸 마켓이 훨씬 싸고 맛있음) 싱글 맘이 어린 아이 둘을 데리고 한달에 2천 불로 생활해 낸다면 박수를 보내 마땅한 일이다. 그녀의 간절함에 경의를 표한다. 

이렇게 우리는 모두 다른 상황에서 나름대로 즐기며 혹은 팍팍하게 때로는 처절하게 살아내고 있다. 라스베가스의 한달 생활비는 2천 불에서 5천 불, 혹은 만 불 이상이든 다양할 수 있겠지만 한가지 말하고 싶은 것은 타주보다 분명 비싸지 않다는 것이다. 학생이든 싱글이든 가족이든 물가 대비 삶의 만족도가 높은 것 또한 사실이다. H 마트가 없다는 사실 하나만 빼고 말이다!!! (이쯤 되면 H마트 관계자 분이 연락 한 번 줄 만도 한데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