굵은 땀방울로 환자를 맞이하는 열정 넘치는 닥터 ‘다니엘 김’을 만나다 

“제 손으로 직접 환자를 치료하고 싶었어요”

잘생겼다. 심지어 몸도 좋다. 빠르다. 씩씩하다. 목소리가 크다. 큰 덩치에 비해 움직임은 섬세하며 재빨랐다. 얼굴에는 항상 환한 미소가 가득하고 선천적으로 친절함이 몸에 베인듯 예의바르다. 호탕한 웃음소리가 온 진료실을 가득 메운다. 지극히 필자의 주관적인 사심으로 빠르게 스캔한 닥터 김의 첫인상이다.

이렇게 젊은 사람이 무슨 카이로프랙틱 닥터야? 라는 의구심이 민망하게 벌써 두 공주님의 아빠란다. 의료계에 종사한지도 어느새 10년이 훌쩍 넘는다니 역시 사람은 겉만 보고 판단하면 오산이다. 어린 나이에 미국으로 온 가족이 이민 와 중,고등학교와 대학을 모두 미국에서 나왔다니 한국말과 영어 모두가 완벽한 게 쉽게 이해가 됐다. 그래서일까, U&I 클리닉에는 항상 외국인 환자들로 가득했다.

고등학교 때까지 테니스 선수로 활약한 닥터 김은 잦은 어깨 부상으로 선수 생활을 그만 두면서 여러 카이로 프랙틱을 전전했다. 크고 유명한 곳, 외국 의사, 한국의사 모두 만나봤지만 손으로 직접 통증을 치료하는 곳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문득 의구심이 들었다. 치료 자체가 의사의 손으로 직접 통증 부위를 압박해야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는데 왜 그런 곳이 없지? 플렉션 디컴프레션 같은 의료 테이블이나 강압기, 전기 자극법만으로 과연 이 통증이 사라질까????

결심했다. 내가 카이로프랙틱 닥터가 되자. 확신이 서자 일의 진행은 빨랐다. 테니스 라켓 대신 책과 볼펜을 잡았다. 재학시절에도 늘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던 명석학 두뇌에 건강한 신체, 거기에 굳은 각오가 더해지니 카이로 프랙틱 닥터가 되겠다는 꿈에 더 빨리 도달할 수 있었다. 20대 초반에 첫사랑으로 만나 결혼까지 골인한 부인의 내조가 한 몫 톡톡히 했다. 닥터 김의 개인 한국어 선생님이자 든든한 내조의 여왕, 4년 여의 대학 공부를 끝까지 마칠 수 있게 도와준 숨은 조력자였다.

“라스베가스에 척추 관련 환자가 많을 수 밖에 없어요”

U&I 척추 클리닉을 방문하게 된 계기는 필자의 남편 때문이었다. 5년 전 목 디스크로 철심을 수십 개 박는 큰 수술을 하고 난 뒤 척추 협착증에 허리 디스크까지 생겨 안그래도 서서 일하는 직업에 다리 통증까지 더해지다 보니 일상 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온 몸이 불편해졌다. LA에 좋다는 한의원은 다 섭렵했고 통증 클리닉, 피지컬 테라피, 카이로프랙틱 등등, 쉬는 날이면 아픈 남편을 이끌고 한가닥 희망을 찾아 전전하던 찰라, 우연히 운명의 닥터 김을 만난 것이다.

‘쉽지 않겠는데요…’ 솔직한 닥터 김의 첫마디에 가슴이 철렁했다. 여기서도 안되면 이제 휠체어 신세 밖에 안 남은 건가, 남편은 그렇다 치더라도 휠체어 밀어주기엔 너무 젊은 내 나이가 갑자기 야속해졌다. 이기적인 생각이지만 사실이었다. 몸 하나 건강한 게 전 재산이었는데 갑자기 모든 걸 잃은 듯 현타가 왔다. ‘그래도 한번 해보시죠, 좋아질 수 있습니다. 제가 한 번 해 보겠습니다!’ 그리고 나는 내 눈으로 똑똑히 봤다. 남편 등에 올라 타 손 뿐 아니라 온 몸의 근육을 이용해 치료하는 닥터 김의 열정을! 남편의 허리 위로 뚝뚝 떨어지는 닥터 김의 귀한 땀방울을!! 힘 주느라 한껏 상기된 얼굴과 함께 해내고야 말겠다는 굳은 의지를 똑똑히 목격할 수 있었다!!!

라스베가스 도시의 특성 상 호텔 내에서 근무하는 사람의 수가 어마어마 하다. 딜러 뿐 아니라 식당 관련 종사자들, 하루 종일 서서 청소하는 분들, 리셉션, 경비원을 포함해 수 많은 인원이 허리는 물론 목이나 다리가 안 아픈 사람이 없을 정도이다. 그러나 보니 관광객들이 가지는 의구심 중 하나가 라스베가스에 포진해 있는 많고 많은 마사지 샵이다. 통증 클리닉에서 짧게 치료 받느니 차라리 마사지 샵에서 한, 두시간 오래 지압 받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여기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바로 마사지 샵과 카이로프랙틱 치료의 차이점을 구분하는 것이다.

발 마사지든 전신 마사지든 일반적인 마사지는 단순히 근육의 뭉침을 풀어내는 정도이고 대학에서 4년 간 전문적인 지식을 습득한 카이로프랙틱은 의학적으로 큰 차이를 보인다. 근육이나 신경의 섬세한 구별은 물론 뼈, 골격, 신경조직, 미세 근육에 이르기까지 각 부위에 따라 다른 디테일한 치료법이 적용된다. 오랜 시간 근육만 자극하는 것이 아니라 꼭 필요한 통증부위를 정확히 진단해 짧고 굵게 치료하는 것이 효과도 크고 근육의 이완을 위해서도 훨씬더 도움이 된다는 말이다. 일반 마사지를 폄하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의사들과는 달리 두 가지를 병행하면 더 좋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닥터 김은 전한다.

“남성은 코어 근육을, 여성은 골다공증을 더욱 신경써야 합니다”

대학 시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묻자 잠시 생각에 빠진 닥터 김이 말한다. ‘학교에서 시체를 눕혀놓고 근육과 신경 등 몸 전체를 해부학 적으로 공부할 때, 그때 분명히 결심했습니다. 이제는 산 사람을 상대로 통증 없는 세상에서 살게하고 싶다고. 내 손으로 그들의 통증을 줄이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무엇이라도 할 수 있겠노라’고 말이다. ‘와이프가 없었다면 지금의 저도 존재하지 않았을 겁니다. 대학 시절 공부는 물론이고 페이 닥터 시절, 지금의 클리닉에 이르기까지 오랜 시간 저를 믿고 지원해준 영원한 동반자로 고생을 너무 많이 시켜 미안하기만 합니다.’ 살짝 수줍은 표정의 그의 모습이 귀엽기까지 하다.  

장갑을 낀 닥터의 손 위로 오일이 듬뿍 묻혀진다. 환자의 등 위로 부드럽게 때로는 강하게 압박이 자극된다. 먼저 근육 이완이 목적이다. 너무 세게만 지압을 하면 혈관이 확장되어 더 안좋을 수 있다고 닥터 김은 말한다. 미세 근육의 세포들이 더 움츠려 들고 스트레스를 받는다. 부드럽지만 천천히, 정확한 스팟에 적절한 압력을 가해야지만 더욱 효과가 좋다. 매일 수십 명의 환자를 손으로 직접 치료하면 힘들지 않느냐고 묻자 그게 바로 카이로 프랙틱 닥터의 본업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모든 사람의 얼굴 모양이 다르듯 척추의 모양과 근육의 생김새도 달라 쉽진 않지만 내 손으로 치료한다는 자부심을 이길 순 없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닥터 김이 더욱 믿음이 간다.

또 하나의 특징은 치료 도중 환자와 많은 대화를 나눈다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U&I 척추 클리닉의 내부는 특이하게 진료실마다 천장이 뚫려있는 오픈 구조로 되어있다. 한국어든 유창한 의학적 용어를 영어로 말하든 옆 방에서 혹시 도움이 될만한 내용들은 서로 공유하자는 취지에서란다. 참 젊은 의사의 작은 아이디어 하나가 환자를 크게 감동시키기에 충분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필자 역시 남편과 함께 방문했을 때 옆방에서 환자를 치료하는 닥터 김의 내용을 듣고 그 방법을 그대로 따라 집에서 마사지 해준 적이 있다. 아, 그래서 천장이 뚫려 있구나 쉽게 이해되는 순간이었다.

척추 질환 환자들이 가장 신경 써야 할 요소 중 하나로 남성은 코어 근육을, 여성은 골다공증에 신경써야 한다고 늘 강조한다. 코어는 신체 중심 부분에 기초적인 힘과 구조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특히 골반과 허리, 엉덩이 및 복부의 근육이 함께 움직일 수 있도록 훈련해야 한다. 코어 근육이 강화되면 건강한 몸을 위한 가장 근본적인 기초를 다지는 것이라 생각하면 쉽다. 골다공증은 특히 중년 여성들에게 많이 발생할 수 있는데, 골밀도 감소가 뼈를 약화시켜 골절 가능성이 높은 상태를 말한다. 노화나 에스트로겐 결핍, 낮은 비타민 D나 칼슘 섭취 등이 원인일 수 있는데, 일부 척추 골절은 통증 조차 유발하지 않고 허리나 골반 등에 여러 변형을 유발할 수 있어 더욱 주의가 요망된다고 닥터 김은 전한다. 

멀지 않은 현실, 원스탑 종합병원 서비스

잔잔한 클래식 음악소리가 울려 퍼지는 평온한 진료실에 우다다다 바쁘디 바쁜 풍경, 분주한 닥터 김의 경쾌한 발걸음과 활기찬 웃음소리가 이 방에서 저 방으로 옮겨 다니며 밝은 에너지를 뿜어낸다. 거기에 함께 뒤 따르며 진료 전 후를 디테일하게 서포트 해주는 능력있는 매니저 엘리 김의 발걸음도 덩달아 함께 바빠진다. 딱히 광고나 홍보를 하지 않았는데도 많은 효과를 본 환자들의 후일담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전해져 이제는 닥터 김 혼자서는 케어할 수 없을 정도로 환자들이 몰려드는 현실이다. 한국인은 물론이고 중국인, 백인, 흑인, 남미계 환자들까지 대기실을 가득 채웠다. 전화벨은 쉼없이 울리고 닥터 김의 땀방울은 더욱 굵어져만 간다. 거친 호흡과 진지한 진료 과정이 얼마나 환자에게 진심인지를 그대로 보여지는 감동적인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앞으로의 꿈을 묻자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답한다. ‘통증 없는 세상,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겠지만 분명 줄일 수는 있다고 확신합니다. 교통사고 환자, 라스베가스 클리닉 중 몇 안되는 노동조합, 즉 유니언 지정병원 이기도 하지만 저에게는 일반 환자도 무엇보다 소중합니다. 그 분들이 한 곳에서 모든 진료를 받을 수 있게 카이로 프랙틱, 한의원, 통증 클리닉 등 전문화된 종합병원을 설립하는 게 최종 목적입니다’ 

필자는 안다. 언젠가 닥터 김의 종합병원이 개원하는 날, 특유의 쾌활한 웃음소리와 함께 나에게 보내질 초대장을 받을 날이 멀지 않았음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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