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스베가스처럼 올유캔잇이 많은 도시는 미국 내에서 처음 봤다.
아직까진 올유캔잇이라는 단어가 생소한 도시가 있는가 하면,
있다 하더라도 한국식 바비큐나 스시정도?
2019년 베가스로 이사오고 적잖이 놀랐던 일 중 하나가 바로 올유캔잇 식당이다.
코리안 바비큐는 물론 스시, 샤부샤부, 씨푸드 뷔페, 브라질리안 스테이크,
딤섬, 인디안 음식… 디저트는 물론 맥주 올유캔잇부터
아직은 건재한 여러 호텔의 뷔페에 이르기까지-
음식의 질보다는 양으로,
먹고 죽자라는 인생 철학이 확고한 내 입장에선,
아무래도 진입장벽이 높은 호텔 뷔페 외에도
길거리에 널리고 널린 각양각색의 올유캔잇 식당이 그득한 베가스는
식도락가들의 오감을 만족시킴과 동시에
나이먹어도 결코 줄어들지 않는 나의 엄청난 식욕을 보상하기에 충분한,
지극히 매력적인 도시가 아닐 수 없다.
“난 뷔페 같은덴 안 가” 라는 의견이 있는 분들과는 달리
나는 겁나 좋아한다, 뷔페든 올유캔잇이든!!
가성비를 가장 먼저 따지는게 큰 이유이기도 하지만
질 좋은 단 하나의 음식보다는 이것저것, 요것조것, 호시탐탐(?)
아무튼 많이 먹는데 중점을 둘 뿐더러 맛도 훌륭하다면 금상첨화가 아닌가!
그렇다면 뷔페랑 올유캔잇이랑 뭐가 다를까?
이 둘의 큰 차이는 바로 본인이 직접 가져다 먹는 뷔페와는 달리
올유캔잇은 주문만 하면 식탁까지 모든 음식을 가져다 준다는 점이다.
힘들게(?) 왔다 갔다 할 필요도, 사람들 틈을 비집고 기웃거릴 필요도 없다.
게으른 나에게 딱 맞는, 이 어찌 훌륭한 시스템이 아닐 수 없겠는가 말이다.

888 Japanese BBQ
쳇, 한국식 Korean BBQ가 큰 인기를 끄니까 일본이 별 걸 다 따라하네~ 했다.
바비큐라면 단연 한국식인데 어따대고 명함을 내밀어???? 했다, 진짜루.
일부러 근처에도 안갔고 가고 싶은 맘이 1도 없었다.
입구는 예쁘게 해놨네, 요정도만 생각 했었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지인과 함께 방문한 888을 가보고 정말이지 많이 놀랐다.


앗, 이렇게 맛있다고?
이 정도로 고기 퀄리티가 뛰어나다고??(맥주 필수)
샐러드부터 작은 반찬 하나까지 이렇게 세심하게 신경썼다고???
놀라 기절할 뻔 했다. 상차림을 보라!

찍어먹는 소스는 물론 두부나 사이드 밑반찬에도 정성 듬뿍이 느껴진다.
육즙은 살아있고 혀와 이 사이에서 제맘대로 육질이 돌아다닌다. 부드럽다.
최고의 베스트는 Kobe Beef, 풍부한 마블링이 마치 한우 투뿔 꽃살을 먹는 기분이다.
기름기가 많아 호불호가 갈릴 순 있지만 내 입맛엔 최고였다.
나는 담백한 퍽퍽살보다 느끼하고 기름진게 더 조아용~~~ ㅎㅎ
가장 비싼 $44.95 코스를 시키면 1인당 한 오더를 시킬 수 있다.

손수 서빙을 도와준 매니저님, 곰돌이같이 선한 웃음이 매력적이다.
사진 찍는걸 못내 부끄러워하던 모습이 인상적임.
매니저님이 싱글이라면 사위 삼고 싶은 인상임.


보통의 올유캔잇 고기집은 그저 만만한 차돌배기를 잔뜩 먹기 십상인데
여기는 그 흔한 차돌이 없다. 대신 Beef Belly가 있는데,
베가스에서 먹어본 중 올유캔잇 중 단연 1등이다. 일반 차돌과는 차원이 다름.
필레미뇽도 두말 하면 잔소리, 꼭 한번 트라이 해 보시라.

여기서 또 하나의 킥이 바로 곱창이다.
곱창 먹으러 굳이 LA까지 안가도 된다는 지인의 말에 콧방귀를 풍풍 꼈다.
나는 원래 소 중에 곱창을 제일 좋아합니다. 쉽게 찐 살이 아니라는 말씀이지요.
비싼 돈 내고 열심히 먹어 차곡차곡, 아주 성의껏, 정성껏 찌운 살이라는 말씀입니다ㅠㅠ
투뿔이건 Kobe건 나는 곱창파!! 느끼한거 참 좋아라 합니다!!
라고 외치는 1인 중 하나였다.
그, 런, 데,,,,,,
너어어어어~~~무 맛있다.
맛 표현이고 나발이고 그냥 맛있음. 입에서 살살 녹는 곱창,
겁나 맛있음! 게임 끝!!

Spring Mountain+Decatur
Angus $27.95 Prime $33.95 Kobe $44.95
세대 탓일까? 나이 탓일까?
일본 차도 안타는데 뭐하러 내 돈 내고 일부러 Japanese BBQ 씩이나…
하던 내 선입견을 보기 좋게 무너뜨렸다.
알고 보니 오너가 한국인이란다.
888 Korean BBQ와 같은 오너, 어쩐지.. 888 상호를 사용해 좀 의아하긴 했음.
핸더슨에도 지점이 있다.
미국애들이 워낙 단 음식을 좋아해 일본식 야키니꾸를 접목해 만든 식당이란다.
그래서 음식이 전체적으로 좀 달다. 그래서 나는 좋고!
참고로 된장찌개나 김치찌개는 없는 대신
칼칼한 일본식 매운 마늘라면이 마지막에 입안을 개운하게 마무리 해준다.
평일 4시 쯤 가도 웨이팅이 있을 정도이니 미리 전화 예약은 필수!

Sushi Koma
쳇, 간판이 뭐 이래? 했다. 뭐 그저 그런 동네 스시집이려니, 했다.
그, 런, 데,,,,,,
미국 건물의 묘미가 무엇인지 바로 알려주는,
허름한 외관과 달리 안으로 들어가면 크고 세련된 인테리어가 눈길을 끄는 바로 그 반전의 맛!
개인적으로 최애 올유캔잇 스시집인 Sushi Koma이다.


사실 베가스에 와서 올유캔잇 스시집이 있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고,
이렇게 많을 줄은 정말이지 또 처음 알았다.
식당 운영 경험자인 내 입장에서 생선 사입 비용을 대충 아는데,
과연 수지타산이 맞을까? 궁금하고 신기했으며 또 한편으론 색다른 경험!!
아무튼 베가스 올유캔잇 스시집이란 스시집은 다 섭렵하고 다녔다.


그런데 왜 스시 코마가 최애 식당이냐고?
한마디로 싸다. (그 이유가 너무 심플해서 죄송할 정도임 ㅎㅎ)
점심 $25.99 저녁 $32.99 인데 요즘엔 프로모션으로
오전 11시 반부터 오후 4시까지 단돈 20불! Really?? Seriously???
아마 베가스에서 가장 저렴하지 않을까 싶다.
패스트푸드의 대명사인 햄버거 세트도 여차하면 20불에 가까울 정도로 물가가 오른 지금,
팬데믹 이후든, 관세든, 트럼프든, 팁 전쟁이든,,,,
모르겠고, 아무튼 가성비가 짱!!이다.

차가운 스시에 더 시원한 맥주 한 잔은 국룰 아니던가!
(참고로 한국맥주 안 팔아서 일본맥주 마심 ㅠㅠ)
오늘 내가 이렇게 내 돈 들여 밥 먹고 내 시간 내서 칼럼 쓰는 이유는 바로바로, 두구두구….
힘든 시기에 값도 값이지만 바로 맛과 스시의 신선함 때문이다.
이보슈, 스시가 다 냉동 생선 아니유? 활어도 아니고 웬 신선?
라고 토 달 분 있다면 그냥 가던 길 가시라.


냉동 생선의 관리야말로 신선함을 좌우하는 가장 큰 쟁점이다.
가장 인기가 있는 연어는 통째로 손질해 나가기 때문에 더더욱 싱싱함은 맛과 직결된다.
맥주 바로 옆과 그 밑에 보이는 통 Scallop, 관자~! 짜라~~~ 그 밑에 한치와 조개!!
내가 가 본 베가스 올유캔잇 스시집 중 이렇게 관자 스시를 통으로 주는 곳은 몇 집 못봤다.
보통은 잘게 잘라 양념에 무쳐 김으로 싸 군함말이를 하거나
준다 해도 1인당 한 오더 정도가 기본이다.

솔직히 한국 사람들은 스시를 먹을 줄 알기 때문에,,,
미국애들이 스파이시 마요에 환장해 굵다란 롤을 스시로 아는 대신
우리는 알짜배기로 우니나 장어, 생새우, 토로나 한치같은 비싼 스시만 시켜먹어
사실 주인 입장에선 그리 반가운 손님만은 아니리라.
라고 선입견을 갖곤 했는데,
오너인 크리스 사장님은 언제나 환~~한 미소로 손님을 반겨주곤 한다.
시원한 헤어스타일이 오히려 식당의 위생을 보여주는 듯해 더 반갑다.
스시 좀 먹을줄 안다, 하는 분이라면
사진만 봐도 알 것이다.
흠, 이 집 스시 좀 잡는데??


스시 코마의 또 다른 장점은 바로 차가운 에피타이저.
튀긴 마늘이 듬뿍 올라간 투나 카르파치오, 바삭한 씨푸드 토스타다, 사시미 롤 등은
이 집의 유니크한 대표 메뉴로 맛과 멋을 더한다.
새콤달콤 분명 색다른 차별화가 입맛을 확 돋운다.

그리고 관자와 크림치즈를 듬뿍 넣고 오븐에서 구워낸 다이나마이트와
달콤한 치즈가 정말 감칠맛을 내는 퀘사딜라, 홍합 치즈구이는 내 최애 음식 중 최애이다.

염치를 무릅쓰고, 아무도 눈치 안주는데 괜스레 혼자 미안해 하며,
그나마 양심은 좀 있는 사람이라 멋쩍게 실실 웃으며 추가로 더 시킨 Scallop.
조금만 더 베가스 날씨가 쌀쌀해지면 다음 번엔 반드시 따뜻한 핫 사케와!
시원하고 입안에서 부드럽게 살살 녹는 Scallop을 함께 즐기리라!! (벌써 또 배고픔)
혼자서 음흉한 행복의 미소를 지으며 다짐해 본다.
Flamingo+Durango
특별 프로모션 오전 11시 반-오후 4시 ONLY $20!!!!!
디너 $32.99 해피아워 오후 9시-밤 12시 $24.99 (이것도 정말 저렴하다, 밤중에 술 마시러 가야쥐~~)
위에서 언급한 관세든 트럼프든, 아무튼 베가스 경기가 옛날같지 않다.
베가스의 상징인 호텔은 직원들을 레이오프 시키기 시작했고
관광객 수는 급감했다. 로컬은 허리띠를 졸라매기 시작했으며
팁을 주는 것도, 받는 것도 부담스러운 세상이 되어 버렸다, 어느새.
그렇다고 마냥 집 밥만 먹을 수는 없는 일,
그렇다고 또 마냥 나가서 먹을 수만도 역시 없는 일.
어쩌다 외식으로 기분 전환 하고 싶은 날엔
열심히 일하고 더 열심히 버텨내는 우리 한인 자영업자들을 위해
이 어려운 시기를 함께 헤쳐 나갔으면 좋겠다.
힘내라, 힘!
화이팅, 베가스!!

붙이는 글*********
안녕하세요, 칼럼니스트 티나 김입니다.
짧지 않은 기간동안 이 사이트에 카지노 딜러, 호텔 잡, 병원 후기 등 여러 방면에 칼럼을 써왔습니다.
마케팅 하는 카지노 딜러라는 스스로 지은 애칭을 가지고 말이지요^^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던가요?(참고로 종교는 없습니다만;;;)
10여년 만에 기적적으로 저의 원래 직업인 마케팅 디렉터로 돌아왔습니다.
파크 인저리 로펌 마케팅 전문가로 정식으로 인사드립니다, 꾸우우우~벅! ^^
더 예쁜 디자인과 통통 튀는 아이디어, 꾸준한 칼럼 업데이트로 계속 인사드리겠습니다!!
축하전화나 답글 주시면 감사히 받겠습니다^^
